Growth hacking, Data Driven Design의 시작
다들 간절할 것이다. 그리고 모두 같은 맘 일것이다.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얼마나 정량적 기준으로 자신의 디자인의 근거를 만들고 증명하고 싶은지.
물론 많은 디자이너 분들이 데이터 툴을 활용하고 디자인 의사 결정과 근거를 마련하고 계시지만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Data Driven Design 할수 있는 환경은 생각보다 갖춰지기도 기회가 오기도 쉽지 않다.
그런데 어느날 내게 그런 기회가 왔다.
‘무료체험자의 정식 전환율 상승’ 을 목표로 Growth TF를 구성하려 해요.
’데이터를 통한 문제 발견과 가설 수립, 검증만 하면 돼요. 물론 지표 추적은 당연히 해야죠.
필요 시 피봇팅도 해야하고요.’
’종대쌤은 이 과정에서 Data Driven Design, UX 설계를 해주시면 됩니다.
어색하지만 가까운 사이가 된 우리, 팀 빌딩
목적조직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인 나를 포함하여, PM, FE 개발자, BE 개발자, QA, 마케터로 구성이 되었다. 각각의 조직에서 업무를 하다 모인 우리는 친밀감이 없었기에, 본격적인 업무를 투입하기 전 팀빌딩을 먼저 진행하기로 하였다. 조직이 구성된 후 첫 주는 매일 모여 1시간씩 티 타임을 가지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팀 이름을 정했다. 팀 이름은 내가 공모한 이름이 되었다. MZZZ(엠지지지), 처음 들었을 때는 뭔가 사내에서 MZ세대가 모여 유쾌하고 앙큼한(?) 반란을 일으킬 것만 같은 이름이지만, 사실 별뜻없다. 그냥 목적조직(Mokzeokzozik)의 영문 앞글자를 딴 이니셜이다. 그럴싸해보이고 싶고 팀원들의 소속감 고취를 위해 로고까지 만들었다. 로고는 알파벳 M과 우상향 그래프의 형상을 결합해서 우리의 당찬 포부를 담아보았다.
문제 발견과 목표 설정: 우리 제품의 Critical event, a-ha moment를 찾자
Critical event: 제품의 핵심 가치와 밀접하게 관계를 가지는 행동, 기능
a-ha moment: 고객이 제품을 이해하고, 가치를 처음으로 느끼는 순간
우리 제품은 이미 6년여 동안 고객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심지어 시장 1위.
꾸준히 지속되는 리텐션의 극적인 변화뿐 아니라 유료 구독 모델 전환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미션이었다.
a.
첫 단계로 우리 팀은 전사에 퍼져있던 정성, 정량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시작하였다.
i.
정성 데이터: 고객 VOC, 인터뷰와 설문 자료
정량 데이터만으로는 문제 발견과 인사이트를 얻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고객의 목소리가 없었다면 고객의 여정 데이터에 파묻혀 허우적 거리다 끝났을지도 모른다.
어피니티 다이어그램을 통해 정성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ii.
정량 데이터: Mixpanel 데이터
나는 누구보다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사용성을 제공해야 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였지만, 데이터 분석 툴을 사용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인사이트 도출을 위해서는 툴부터 학습을 해야 했다. 하지만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이미 툴에 능통한 PM, 개발자 분들이 있었고, 함께 스터디를 하며 툴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데이터를 통한 문제 발견, 가설 수립 과정은 힘들지만 흥미로운 과정이었다. 정성 데이터, 여러 유관 부서와의 미팅을 통해 인사이트와 가설을 수집하고 이를 다시 Mixpanel을 통한 검증 과정 뿐 아니라 때로는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문제를 발견하기 위해 노가다(?) 같은 데이터 탐색까지 필요했다.
b. 무료 체험 고객의 경험, 여정에 더 뾰족하게 접근 하고 이를 통해 다음 가설을 구체화 하였다.
가설 : ‘사용자의 XX 행동(Critical event)이 YY기간 동안 ZZ번 이상 이루어지면 유료 전환으로 이루어진다.’
i.
Critical event, a-ha moment 찾기
고객 데이터 내에서 Critical event, a-ha moment를 찾고 이것이 전환율과 인과 관계가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ii.
변인 요소 제거
전술했듯이 데이터를 분석 하는 데는 생각보다 고려해야 할 상황들이 많았다. 세일즈 활동과 마케팅 활동의 영향을 받아 무료체험을 시작하는 고객을 제외해야 정확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던지 프로덕트의 헬스체크를 위한 여러가지 변인을 제외해야했고 우리가 필요한 데이터만 모으다 보니 모수가 적어져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믹스패널 상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데이터는 개발자 쌤들이 채워주셨고, 어렵게 모은 데이터들을 분석하여 결국 우리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경향성을 어느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Focus Metric과 Level 1 metric 정의
우리는 Focus Metric인 유료 전환율을 올릴 수단으로 다음 Level 1 metric의 가설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
첫째, 무료체험 기간 중 로그인한 집단이 더 많이 전환하였다.
•
둘째, 학생 등록을 한 집단은 더 많이 전환하였다.
•
셋째, 깊은 단계의 기능(학생 등록을 해야만 체험할 수 있는 기능)을 경험한 고객을 더 많이 전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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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인을 하게 하면 +n*0.6의 전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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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등록을 하게 하면 7% 전환율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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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가치가 담긴 시나리오 경험은 전환 결심을 유발한다.
액션 리스트 수립과 수행
•
로그인 단절의 해소
무료체험 신청 이후 연락을 받아 무료체험을 시작할 수 있던 프로세스를, 신청 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구조로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그리고 나서는 카카오톡과 메일 알림 주기와 내용을 수정하여 신청 이후 까먹고 접속을 하지 않는 고객의 수를 감소시키고 접속을 유도하여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
학생 등록의 허들 낮추기
재원생의 진짜 정보는 정식 고객으로 전환된 후 등록해도 문제가 되지 않고, 무료체험 중에는 기능을 체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가상 학생을 미리 등록해주어 학생이 등록되어 있지 않아 기능을 체험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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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가치 전달
마지막으로 데이터 상으로 사용자들이 어떤 기능이 있는 지 조차 모른 채 이탈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프로덕트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 튜토리얼 시나리오를 제공하여 이탈을 하더라도 최소한 매쓰플랫에는 어떤 기능이 있는지는 파악하고 이탈하도록 하였다.
액션리스트 수행 이후 발견된 부족한 부분은 팀원들과의 회의를 통하여 아젠다를 정하여 4월 중으로 피봇팅을 준비중에 있다.
Data Driven Design을 진행하며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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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점으로 프로덕트 바라보기
목적조직에 참여하고 가장 좋았던 점은 모두가 동일한 과정을 함께 한다는 점이었다. 서로 다른 직무의 시점으로 한가지 과업을 바라보며 의견을 교류를 하다보니, 평소의 과정대로 했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이슈도 쉽게 발견할 수 있었고, 아이디어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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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것이 더이상 두렵지 않다
새로운 것을 학습 하는 것에 의연해졌다는 점 역시 좋았다. 목적조직을 통하여 새로운 툴인 믹스패널부터 affinity diagram 기법 등 새로운 툴과 방법론을 학습하고 경험할 수 있었는데, 조직이 해체되더라도 새로운 툴을 배울 상황이 왔을 때 두렵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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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중심으로 프로덕트 바라보기
프로덕트를 정량적인 데이터 중심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도 개인적으로 성장한 점 중 하나다. 그 전에는 고객조사와 같이 정성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덕트 디자인을 했었다면, 이번 목적조직을 통하여 정량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프로덕트를 구성할 수 있는 마음가짐과 시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쥬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써 회사에서 운영하는 목적조직의 스타트 멤버로 참여한다는 것이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지만, 세 달 남짓한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고, 결과를 확인 하기 까지 기간이 남아있어 떨리지만, MZZZ의 로고의 우상향 그래프같이 좋은 결과가 나와 회사도 나도 팀원도 모두 좋은 결말로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