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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윌린은 왜 우간다에 갔나요?

날짜
2025/12/09
지난 7월, 프리윌린 팀은 일주일간 우간다에 다녀왔습니다. ‘에듀테크 회사가 왜 우간다에?’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드실 수 있는데요. 저희가 가진 교육 콘텐츠와 기술을 통해 교육 기회가 가장 제한된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하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프리윌린의 새로운 비전, VISION 2025
창업 초기, 프리윌린은 “모든 선생님이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고, 모든 학생이 더 나은 교육을 누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비전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수년간, 국내 문제 은행인 ‘매쓰플랫’을 중심으로 학교·학원의 어려움을 해결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큰 질문이 생겼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일까?” 그 고민은 아래의 새로운 비전으로 이어졌고, 저희는 이를 실험해 볼 첫 장소로서 우간다를 선택했습니다.
[VISION 2025] : 전 세계에서 교육 기회가 가장 소외된 아이가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교육을 만나는 세상
왜 우간다일까?
우간다는 프리윌린에게 낯선 나라만은 아닙니다. 프리윌린의 대표인 기성쌤은 창업 이전, NGO ‘사단법인 호이’ (이하 호이)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호이는 2007년부터 약 18년간 우간다·케냐의 초등교육 개선 사업에 앞장서 온 비영리 단체로서, 지금은 우간다의 46개 초등학교, 541명 교사, 2만 8천여 명의 학생을 지원하는 국제교육개발협력 NGO로 성장했습니다. 기성쌤은 창업 이후에도 호이 이사회의 이사로서 활동하며 우간다의 초등교육 개선을 위한 사업을 지원해 왔습니다. 또한, 아프리카에서 우간다의 교육열은 매우 높은 편에 속합니다. 초등학교 졸업시험인 PLE(Primary Leaving Examination)는 상위 학교 진학 여부와 생애 소득 수준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많은 학부모들이 좋은 선생님을 찾아 집에서 멀리 있는 학교로 아이를 전학 보내기도 합니다. 이러한 높은 교육열과, 열악한 초등 교육 환경, 그리고 오랜 기간 신뢰를 구축한 호이라는 현지 파트너의 존재는 프리윌린이 새로운 비전을 실현할 첫 해외 국가로서 우간다를 선택한 주요한 이유였습니다.
7박 9일의 일정 동안, 저희는 우간다 북부에 위치한 굴루 (Gulu)라는 지역의 4개의 초등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수업 참관 및 선생님들과 많은 대화를 통해 교육 현장의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프리윌린이 가진 교육 콘텐츠와 노하우를 통해 어떤 부분에서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였습니다.

캄팔라의 활기, 굴루의 고요

출장 첫날 도착한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Kampala)는 생동감 넘치는 도시였습니다. 도로 한가운데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 뙤약볕 아래에서도 웃으며 흥정하는 모습들. 그 속에서 '교육'이라는 단어가 다소 멀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틀 뒤 찾은 북부 도시 굴루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는데요. 길은 조용했고, 사람들의 걸음도 한결 여유로웠습니다. 다들 낯선 외국인인 저희를 신기해했지만 그 시선은 따뜻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가다 고개를 돌려 인사하는 이들, 손을 흔들며 다가오는 아이들 덕분에 금세 제 마음속의 낯섦도 사라졌습니다.

교실에서 본 풍경

첫 방문 학교였던 츠웨로 (Cwero) 초등학교에 들어서자,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먼저 인사를 건넸습니다. 서툰 영어로 말을 걸고, 손을 잡아끌며 웃던 아이들. 그 순간, 언어보다 표정이 더 많은 걸 전하고 있었습니다.
수학 수업을 참관했을 때는 50명이 넘는 아이들이 한 교실에 모여 있었습니다. 책상도, 교과서도 충분하지 않았지만 모두 집중하며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갔습니다.
교사들은 낡은 칠판과 전지 크기의 종이(마닐라페이퍼)에 직접 문제를 써가며 하루하루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교구가 부족해 친구들과 각도기를 돌려 쓰는 모습에 안타까우면서도 대견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선생님들이 들려준 이야기

교사분들과의 인터뷰에서 들은 이야기는 비슷했습니다. “교사들이 PC로 쉽게 수업 자료를 찾고, 학생 수만큼 인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면 좋겠어요."
교과서가 부족해 대부분의 교사가 손으로 학습 자료를 만들고 있었고, 학생들은 하루 한두 문제만 풀 기회가 있었습니다. 간혹 프린터가 있는 학교도 있었지만, 인쇄용지나 잉크 카트리지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출장에서 돌아오며

출장을 시작할 때는 ‘우리가 무엇을 지원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품었지만, 돌아올 즈음엔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까’라는 더 큰 질문이 남았습니다. 전기와 인터넷이 안정적으로 보장되지 않은 환경, 그리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과 교사들을 보며, 과연 무엇이 진정으로 도움이 될지, 또 우리의 방식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를 계속 고민했습니다.
그 끝에서 내린 결론은 단순했습니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USB 기반 수학 콘텐츠, 선생님이 직접 출력해 나눠줄 수 있는 학습지 형태의 자료, 그리고 이를 위한 기본적인 인쇄 설비 지원.저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콘텐츠와 노하우를 현지 여건에 맞게 조금만 다듬는다면, 교사들의 수업 준비 시간을 줄이고 학생들이 더 많은 문제를 접할 수 있게 도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년 초부터는 굴루 지역의 몇몇 학교와 함께 이러한 실험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비록 작은 시도이지만, 지금의 마음을 잊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며 천천히 나아간다면, 언젠가 그 길의 끝에서 더 큰 변화를 만나게 되리라 믿습니다. 프리윌린의 아프리카에서의 첫 발걸음, 따뜻한 관심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